[기고] 플랫폼 비즈니스 전성시대

입력 2020-11-18 16:02   수정 2020-11-18 17:12

길거리에는 유행을 타는 각종 상점들이 즐비하다. 특정 상품을 파는 상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상점으로 순식간에 바뀌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가게 하나 바뀐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점 주인 입장에서는 사실 눈물을 머금고 폐업을 한 것이다. 노후자금을 1년 남짓 자영업 현장실습 비용으로 썼다고 할 수 있다. 기업체나 공공 기관에서 한길로만 일하다가 퇴직 후 골목상권에 나오면 삼국지의 전쟁터와 다름이 없다. 트렌드는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새로 생긴 비즈니스나 경쟁 업체의 공격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다단계나 금융사기에 휘말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4차산업의 현장 속에서 위의 사례는 개인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규모의 비즈니스를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지점을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을 생각해보자. 금융권은 골목마다 지점을 확보해야 했고, 은행의 순위가 점포와 직원 수로 평가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의 은행은 크기와 상관없이 스마트폰의 앱으로 들어와 있다. 어르신들도 손쉽게 스마트폰으로 거래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실 핀테크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은행의 역할은 작아진 상태이다. 은행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과 같은 자동화 기기의 사용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이 같은 추세라면 은행의 가치도 계속해서 하락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몇몇 부유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종에 따라 백만원이 넘는 고가의 전자 기기이지만 거의 전 국민이 모두 가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이 형성된 것이다. 플랫폼은 두가지 이상의 대상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해결이 가능한 모든 일들은 손안에서 처리되고 상황이 종료된다. 비대면 거래가 강조되는 상황이라면 플랫폼으로의 이동은 가속화될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영업은 강요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윈윈의 원리가 저변에 깔려 있다. 배달을 주로 하는 모바일 플랫폼은 추가 비용없이 집에서 주문하고 물건을 받는 서비스다. 골목 상권에서는 약간의 비용으로 마케팅을 하고 영업 지역을 넓히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배달을 하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낳았다.

글로벌한 플랫폼 선두주자들은 생각만 해도 엄청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구글은 인공위성과 검색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세계를 하나의 권역으로 연결하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프로젝트는 인공지능의 플랫폼 리더가 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아마존은 전 세계의 전자 상거래의 원조이며, 클라우드 플랫폼의 강자로서 우리나라의 대부분 기업의 IT분야도 이미 아마존 클라우드에 입점해 있는 상대이다. 아마존이 자사의 고객들을 상대로한 금융서비스를 개시한다면 핵폭탄급 영향이 생길 것이다. 유튜브는 동영상의 플랫폼이다. 유튜브 서비스를 막고 있는 중국은 그러한 이유로 미국인들이 출장 가기를 꺼리는 나라이기도 하다.

개인들도 자유롭게 활동하는 무대를 제공하는 유튜브는 특별한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데, 고전적인 방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일정 횟수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동영상을 올릴 경우, 개인 제작자들은 경우에 따라 상당한 인센티브를 받는다. 유튜브는 그러한 인기 동영상에 타사의 광고를 붙여서 광고 수입을 올린다. 돈이 흘러가는 모델이 양방향을 넘어서 삼자 거래 또는 그 이상의 모델인 것이다. 전세계의 인구를 자극할 만한 충분한 동기를 제공하는 자극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아닐 수 없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산 시기에 오프라인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주유소와 소방서 같은 서비스업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해야 하겠지만, 접근성을 고려해서 재배치가 일어날 수 있다. 제조업은 생산을 위주로 하고 플랫폼상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영업은 축소시킬 수 있다. 먹는 문제도 재배치가 일어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음식점들은 푸드코트의 특정 구간을 점유해서 한식, 양식, 분식 등 각종 음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도록 고객들의 편의를 고려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업체는 오프라인에서 플랫폼을 구축해 성공한 사례이다. 개인 집의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지는 취지인데, 전세계에 호텔을 수백 개 이상 건설하는 혁신적 효과를 단숨에 가져왔다. 물론 예약 및 정산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새로이 가전제품을 만들겠다고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될까? 이제 와서 범용컴퓨터와 윈도우 대체품을 만들겠다고 하면 가능할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기존의 업체들이 지난 수십년간 경험해온 지적 재산을 따라 잡으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는 사이에 시장은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모든 IT를 포용했다. 유튜브는 콘텐츠 제작 비용이 무료다. 에어비앤비는 무료로 개인들의 빈 공간 정보를 획득했다. 뭔가 다르지 않은가? 창의적인 발상과 실행력으로 기업의 가치를 엄청나게 올려놓았다. 이런 선진 서비스를 막으려고 법 제정까지 하는 나라들이 있다. 자국의 시장을 보호하려는 시도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본다. 플랫폼 비지니스는 서로 결합해서 더 큰 플랫폼을 만들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플랫폼 비지니스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만들어진 플랫폼 안에서 자리라도 단단히 잡아야 할 것이다.

< 김동철 유비케어 사외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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